초판본 비극은 없다
by 홍성유
2014· ISBN 979113045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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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지식을만드는지식의 ‘한국 근현대소설 초판본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민족의 재편성이라는 혼란과 비극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고통스러운 역사적 사건이다. 한국전쟁을 체험한 1950년대 작가들은 전쟁의 비극을 ‘전후 소설’로 형상화했다. 전쟁의 상처를 형상화한 전후 소설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생명에 대한 진정성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한 축을 이룬다. 이들 작품은 폭력적인 현실 앞에서 인간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리면서, 동시에 휴머니즘 회복의 의지를 보여 준다. ≪비극은 없다≫에서 홍성유는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으로서의 개인, 폭력으로 인해 패배하는 개인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 극복의 의지 또한 보여 준다. 한국전쟁 전, 자신의 피를 팔아 생활을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강욱에게 영은 호의를 베푼다. 강욱은 영의 호감을 동정으로 느껴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그녀의 진심이 동정이 아닌 동일시임을 알게 된다. 그 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애정을 갖게 되고 미래를 약속한다. 그런데 어느 날,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비극적 운명이 두 사람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는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가난한 연인은 기약 없는 이별을 한다. 전쟁은 강욱과 영의 행복한 미래를 산산이 조각냈다. 강욱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영의 삶 전체를 뒤흔들어 놓는다. 영은 무력으로 무장한 도시에 공포를 느끼면서 강욱의 소식을 수소문한다. 그러다 그녀는 강욱의 친구 도현과 우연히 만난다. 도현은 영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저돌적인 그의 사랑에 영은 반감과 연민을 함께 느낀다. 그러면서도 강욱을 그리워한다. 전쟁은 도현의 삶에도 치명적인 장애가 된다. 존재에 대한 회의감에 빠진 도현은 극심한 자아 상실감으로 괴로워한다. 그의 상실감은 친구 강욱의 애인 영에 대한 병적인 사랑으로 고착된다. 영에 대한 사랑이 지배욕으로 굴절된 것이다. 도현은 강욱과 영의 관계를 의심하면서, 언젠가는 영이 자신을 버리고 강욱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는 피해망상증에 시달리면서 술에 의존하며 현실적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한편 이 작품에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작가의 반공 이데올로기는 작품의 미적 완성도에 있어 한계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쟁의 폭력에 대항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생명 사상을 효율적으로 그려 냄으로써, 휴머니즘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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